[칼럼][ESC와 함께 하는 과학산책] ESG의 'E'와 지속가능한 사회

최진희
2023-12-05

@ 삽화 김기명


최근 몇년 사이 우리는 ESG라는 알파벳 세 글자를 자주 듣게 되었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나타내는 ESG는 미래세대의 몫을 생각하며 현 시대의 수요를 충족시키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에서 온 개념이다. 이제 이러한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가치가 되었다.


이중에서도 핵심이 환경문제를 의미하는 맨 앞 알파벳 'E'가 아닐까 싶다. ESG의 'E'의 등장은 1970년대부터 제기된 환경문제가 이제 더 이상 부수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인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는 최근 재난과 같은 극단적인 이상기후를 직접 경험하고, 미세플라스틱이나 화학물질 문제를 인식하며, 환경문제가 이제 우리의 실존의 문제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하게 되었다. 그런데 ESG의 'E'는 단순히 탄소중립이나 환경규제 준수만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2015년 채택된 유엔(UN) 2030 지속가능발전계획은 경제와 사회의 성장이 환경의 보전과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새로운 발전 방향이다. 세계 각국이 협력해 지구와 인류에게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제공하기 위한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제시했으며, 12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을 통해 건강 및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화학물질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규제 이상의 도전과 기회 고민해야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사회 전체의 노력은 2019년 유럽연합(EU)에서 시작된 EU 그린딜 (European Green Deal)에서 잘 보여진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이 없는 자원효율적인 경제로의 전환과 환경 유해인자로부터 시민보호가 목표인 EU 그린딜은 ESG의 'E'를 유럽 사회 시스템 전체에 구현하고 있다. EU 그린딜은 목표달성을 위해 지속가능한 화학물질 전략(Chemical Strategy for Sustainability, CSS)을 채택했다. CSS를 통해 안전한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가능한한 유해한 물질을 폐지하고 최소화하고 추적하는 등 다양한 단계적인 전략으로 산업 전반에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EU는 이미 리치(REACH), 살생물규정(BPR) 등 화학물질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강력한 규제를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규제는 우리나라의 '화학3법'의 토대가 되는 등 국제적인 기준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EU는 그린딜의 CSS를 통해서 기존의 화학물질 규제를 뛰어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SG의 'E'는 단순히 기업이나 투자자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전체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이제 'E'가 의미하는 것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한다. 단순한 환경규제 준수를 넘어 그 속에 담긴 도전과 기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사회 전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화학물질 규제, 일회용품 제한 등과 같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도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필수적인 규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더 나아가서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친환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내놓은 '어머니 대자연(Mother Nature)'이라는 친환경 기업 광고가 좋은 예다. 자발적으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친환경적 생활 양식을 실천하는 시민들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환경성 갖춘 기술력이 기업 경쟁력 결정


과거에는 기술력과 경제성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첨단기술을 연구·개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제품의 환경성에 대한 고려는 적어도 연구·개발 단계에서 우선순위는 아니었다. 이제는 환경성을 갖춘 기술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과학자와 공학자들도,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인식하고 과학기술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숙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과 경제, 그리고 사회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환경, 과학 기술, 미래의 흐름을 함께 이끌어가는 책임있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최진희 (서울시립대 교수 환경독성학)

내일신문과 ESC가 함께 과학칼럼 코너를 신설해 2023년 새해부터 매주 화요일 'ESC와 함께 하는 과학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찾아갑니다. ESC 회원 과학자 칼럼니스트들의 맛깔난 '우리를 둘러싼 과학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기사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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