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학이 알을 깨고 나올 때 - 우주부터 세포까지, 특별한 통합 과학 수업 (박재용 저 | 우리학교)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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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과학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특별하지 않은 우리에게 과학이 보내 온

아주 특별한 통합 과학 수업


태초에 지구는 특별한 별이었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별이었으니까.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임을 믿었고, 그런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는 우주의 중심일 거라 믿었다. 하지만 과학은 익숙한 믿음이 아니라 증명된 사실이다. 이 책 『과학이 알을 깨고 나올 때』는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를 지나 과학 혁명이 일어난 근대를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과학이 익숙한 믿음을 깨고 나온 순간들을 차례로 따라간다. 우주의 중심이었던 지구가 우주의 푸른 점이 되기까지, 만물의 영장이었던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존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독자들은 이 흥미진진한 여정에서 과학사의 중요한 순간들과 함께 천문학, 생물학, 물리학, 지구과학은 물론 ‘박물학’이라는 이름 아래 묶여 있던 여러 과학 분야―지질학, 해양학, 기후학 등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이를 통해 과학의 궤적을 따라간다는 것은 인간이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를 이해하고자 한 노력의 궤적을 따라가는 일임을 알게 된다. ‘통합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문·이과 구분 없이 모두가 과학을 맞닥뜨려야 하는 지금, 이 책은 과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과학이란 결국 인간 자신이 누구인지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또렷이 일러 준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알’을 깨고 나온 과학의 여정


과학이라는 건 뭘까? 우리는 과학을 왜 배워야 할까? 우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에 과학이 관여하는 오늘날, 이토록 과학적인 세상에서도 이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과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 『과학이 알을 깨고 나올 때』는 바로 그런 진리나 법칙을 발견해 나가는 과학의 여정을 다룬 책이다. 목적지(진리, 법칙)가 아닌 ‘여정’이라는 말이 중요하다. 과학은 자신이 발견한 법칙의 총합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의 총합이므로.


이를테면 우리는 세상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것,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것을 안다. 너무 당연하게 여겨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미 잘 쌓아 올려진 과학을 배웠기 때문이다. 아주 오랫동안 세상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었던 옛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처음에는 부정했고, 그런 주장을 하는 자를 신성 모독으로 처형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익숙한 믿음을 뒤로하고 낯선 사실을 증명해 낸 과학을 받아들였다. 마찬가지로 먼 미래에 과학이 또 다른 사실을 밝혀낸다면 지금 우리가 진실이라 믿는 것들을 폐기 처분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과학은 증명된 사실을 기초로 하되, 언제나 더 나은 가설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서 오류를 수정해 나가는 것이다. “과학을 배운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사고 방식에 도전하는 것이자 인식의 한계를 넓히는 일”(추천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 『과학이 알을 깨고 나올 때』는 바로 그런 순간들을 따라간다. 더 합리적인 가설에 따라 오류를 수정하는 순간, 가령 세상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오래된 믿음을 버리고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새로운 가설을 받아들이는 순간들을. 과학이 처음 시작되었다고 여겨지는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를 지나 과학 혁명이 일어난 근대를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과학사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과학사를 다룬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중심에 놓이는 것은 과학사가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 인간이다.


더없이 인간적인 학문, 과학

더없이 과학적인 학문, 인문학

과학과 인문학의 교차점


과학(Science)이라는 말은 ‘알다’를 뜻하는 라틴어 ‘scire’에서 유래했다. 과학의 사전적 의미는 과학의 유래이자 본령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과학이 ‘알고자’ 한 것은 인간이었다. 세상에 처음 등장한 과학은 우주에 대해서(1장), 지구에 대해서(2장),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들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고(3장), 이 모든 질문은 인간에 대한 질문(4장)으로 수렴된다. 서양 최초의 과학자들이 철학자들이기도 했던 것(‘자연철학자’라 불렸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철학이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질문하듯, 과학 역시 그러했다. 과학이 지나온 궤적은 정확히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자 한 노력의 궤적과 같다. 인간이 자신이 살아가는 이 별을 이해하고자 했던 역사는 천문학, 지구과학, 지질학, 해양학 등이 되었고,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고자 했던 역사는 동물학, 식물학, 생물학이 되었으므로.


오랫동안 과학 저술가로 활동해 온 저자는 이 궤적을 (통합 과학 수업이라는 부제답게)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 여러 과학 분야에 걸쳐 조명한다. 이러한 과학적 발전이 어떻게 우리 인식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지도. 이 궤적을 따라가는 동안 우주의 중심이었던 지구는 수많은 별 중 하나가 되고, 만물의 영장이었던 인간은 평범한 존재가 된다. 예컨대 현미경의 발명이 바로 그랬다. 미생물을 관찰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인간이 다른 생물과 세포 단위에서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식물 위의 동물, 동물 위의 인간이라는 서열을 세웠던 논리가 잘못된 편견이었음을 보여 주었다. 가장 유명한 철학적 명제가 “너 자신을 알라.”이듯, 인간이 지구상에서 가장 우월하고 특별한 존재라고 믿을 때 우리는 세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이런 믿음, 이런 믿음에 따라 인간-동물-식물로 이어지는 서열을 세우는 논리는 인간 사이에서도 고스란히 반복되게 마련이므로. 절대 왕정 체제에서 존재했던 철저한 계급 사회가, 대대적인 민권운동이 일어나기 전 흑인에 대한 차별이 보여 주지 않는가.


지난 세기와 달리 오늘날의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안다. 인간만이 의식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는 것도, 우생학이 가짜 과학에 불과했다는 것도 안다. 진화가 진보라는 믿음 속에 백인이 더 우월한 인종임을 설파했던 역사가 있지만, 그것을 부정한 것(“인종이란 허구적인 개념이다.”) 역시 과학적 논리였다. 지도 위의 국경선이 그러하듯이 ‘종’은 인간이 자연에 임의로 그어 놓은 경계선에 불과하다. 물론 위계 서열이 무너지고 모두 평등해지는 이 과정에 과학적 발견‘만’이 기여한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과학 공부를 시작할 때

과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알 수 없을 때

동행자가 되어 줄 통합 과학 수업


“내일의 교과서적 상식은 오늘의 모험이며, 우리는 지금 그런 모험과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과학사학자 브로노우스키가 한 말이다. 과학은 꼭 과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만 쓸모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믿고 있는 진실이 내일 뒤집어질 수도 있는 것이 과학이라면, 마찬가지로 내일 밝혀질 진실은 오늘의 과학이 용기 있게 내딛은 한 걸음일 수도 있다. 옛사람들이 그랬듯이 우리는 그것을 부정할 수도, 믿지 못할 수도 있다. 진실은 받아들이기 쉬운 것이 아니니까.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볼 필요가 있다. ‘통합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문·이과 구분 없이 모두가 과학을 맞닥뜨려야 하는 지금, 이 책은 과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과학이란 결국 인간 자신이 누구인지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또렷이 일러 준다.
“우리 모두는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발견한, 최소한 지구에서는 최초의 존재라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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